짧은 고백(마지막)

보노 12 4,917
  

이제 글을 대강 마무리 지어야겠네....

 

내가 그 상황들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을지..

 

 

그 일이 있는지 한참 뒤에 생각난 것이지만,,

 

선생님은 나와의 그 일을 후회했던 것 같아..

 

양호실에서의 그 일이 있은 지 몇 달 뒤,,,

난 수업을 마치고 1층 교무실 복도 앞에 붙은

교내 경시대회의 수채화 입상작들을 구경하고 있었어..

 

 

그때 난 그림 한 편 앞에 서서 한참을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었지.

그것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아..

 

 

다만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처럼 어두운 색깔의 하늘과

그 가운데 희미하게 그려진 저녁 노을빛이 검붉은 색으로 새어나오고 있었고..

그 아래에 펼쳐진 쓸쓸한 들판... 거기에 한 소년(여럿인지 하나인지)이

하얀 옷을 입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모습..

 

 

내가 혼자 그렇게 그림을 구경하고 있을 때,

체육 선생님이 교무실에서 나오고 있었어.

 

항상 입던 그 체육복 츄리닝이 아니라, 검은 원피스에 여러 가지 장신구를

달아놓은 깔끔한 모습이었지.

 

나를 발견하고는 내 뒤로 다가와서는 언제나처럼 내 머리 위에

다정하게 한쪽 손을 올려놓았어.

 

 

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우리 둘은 잠시동안 같은 그림을 바라봤지..

 

 

얼마뒤 선생님은 내 얼굴을 보고 정겹게 웃으며 물었어.

 

 

“집에 안들어가고 뭐해, 배고프지, 뭐 먹을래?”

 

 

난 잠시 다른 생각에 잠겨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어.

 

난 무슨 생각을 할 때면 좀 멍한 표정을 짓는게 버릇이었는데,

선생님이 그때 내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...

아마 내가 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고 보았던 것 같아.

 

그 그림 풍경이 좀 어두운 탓도 있었겠지만..

 

 

그때 받은 묘한 감정 때문이었는지,

아니면 젊은 여자가 갖는 스스로에 대한 어떤 조바심 때문이었는지..

선생님은 그 후로 더 이상 나에게 다정하게 대하지 않았던 것 같아...

그동안에 겼었던 가족 이상의 친근한 관계는 더이상 아무 것도 아닌게 되어버렸지.

 

왜 난 그 이후로 선생님에게 더 다가서지 않았을까..

그때 내가 아직 너무 어렸기 때문일까..

그래서 적절한 감정 표현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일까..

 

 

그 일이 있기 전에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, 즉 양호실에서의 일 이후로

내가 얼마동안 선생님을 다른 곳에서 여러차례 더 만나게 되었고,

그때 서로 나누었던 얘기들과 다른 일들은 더 구체적으로 적고싶지 않아.

 

 

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그런 추억들까지 진지하게

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인지도 모르겠고...

 

 

내가 여기서 주절되는 얘기들은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

내가 겪은 전후 사정들을 무시한 단순한 포르노그래피로만 전달될 뿐이겠지

 

그러니 앞에서 기약한대로 모든 일의 발단이 된

양호실에서의 일들이나 마저 얘기해보지...

 

 

내가 표현하는 글로 그때 그 느낌들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..

 

 

선생님이 다시 침대 위로 올라오고,

그리고 내 몸 위로 올라와서 내 상의와 남은 옷들을 하나씩 벗겨나갈 때

느꼈던 그 미묘한 느낌들을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...

 

 

내가 어릴 적 욕실에 들어갈 때 엄마가 애정어린 손길로

내 옷을 하나씩 벗겨주던 느낌일까.

아니면 이미 관계에 익숙한 여자가 애인의 옷을 침착하게 풀르는 느낌이랄까.

 

아마 그 중간쯤이었던 것 같아.

 

 

그리고 나서는,,,

 

 

내 가슴에 와닿던 하얗고 튼튼한 그 상체..

내 하복부를 함부로 누르지 않으려고 주의하던 그 단련된 허벅지쪽의 근육들..

그리고 내 입술이 빨릴 때 동시에 내 코에 와닿던 얼굴의 화장품 냄새.

 

어느 것이 더 좋았더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...

 

난 한동안 모든 것을 무덤덤하게 해나가는

그 손짓과 입술, 진지한 표정을 보며 경도될 수 밖에 없었지..

 

 

그 때 난 그저 처음가본 미지의 세계에서 길잡이의 손을 잡고

따라다니는 맹인에 불과했을 뿐.

 

 

내가 내 몸보다 훨씬 더 크고 튼튼하게 와닿는 그 육체에

적극적으로 나서서 할 수 있던 건 아무 것도 없었어..

 

난 가끔씩 그 하얀 팔이 내 팔을 붙잡아 이끌어 준 곳에 멈추고는

내 손과 입을 바삐 움직여 보기만 할 뿐....

 

그리고 단지 내 몸에 와닿는 그 움직임들을 그저 흉내만 내고 있었을 뿐이지..

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그 새로운 감촉들, 냄새, 느낌들...

 

 

내가 너무 깊이 들어가면 어느덧 손이 내 몸쪽으로 내려와

그 수위를 조절하게 했고, 한 곳에 오래 머물기만 하는 나를

다시 이끌어 다른 새로운 곳으로 인도한 것은 모두 그 하얀 손길이었어.

 

 

 

그러다가 가끔 미숙한 내가 자리에 드러누워 잠시 숨을 고르고 있으면

그 자상한 입술이 내 목덜미에서 가슴, 배 그리고 허리 아래로 내려가며

내 몸이 차갑게 식지 않도록 해줬지..

 

 

한동안 그러다가 바닥에 누워있던 내 몸이

그 깊숙한 곳 안으로 이끌려 들어서게 됐고..

 

내 몸 위에서 하얀 몸이 천천히, 그리고 잠시 후 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지.

그리고 아까와는 전혀 다른 새로운 느낌들,,

 

가늘게 뜬 내 눈 위에서 희미하게 흔들리던 하얀 가슴..

아직도 선명하게 떠올라...

 

 

그 위에 떠있던 하얀 얼굴에서는 온 신경을 하체로 쏟느라

약간 벌어진 입술과 가볍게 감은 눈이 흔들리는 모습이

가끔씩 내 눈 앞에 나타났지.

 

 

한동안 그렇게 움직이다가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내 작은 몸이

힘들어하거나, 내가 헐떡이며 숨쉬기 힘들어하는 표정을 지으면

잠시 멈추고 다소 걱정스런 얼굴을 가까이 대며 속삭이기도 했어.

 

 

“힘드니?”     “이제 그만할래?”

 

 

이런 질문들을 한마디씩 나올 때마다 나는 대답대신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지.

그러면 슬쩍 웃으며 내 입술 안으로 깊숙이 키스를 해주고는

다시 천천히 일으켜 움직이던 그 하얀 몸..

 

 

난 그것들, 그 형체들을 내가 앞에서 작성했던 것 그 이상으로 자세하게 적고싶지는 않아..

그게 내가 가진 추억을, 그 장면들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지도 않고.

 

 

다만 내가 처음 그 몸 안을 들여다보게 됐을 때,

 

그리고 아름답게만 느껴졌던 여성의 다소 격한 시도들에 위압되었을 때,

 

느끼게 됐던 충격은 내가 커서 만난 여자들과의 관계 때마다

더욱 선명하게 떠오르곤 했어.

 

 

그리고 이후의 그 어느 것도 그때의 느낌을 대신할 순 없었고..

 

 

 

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...

 

내 몸 위에서 한참을 움직이던 그 큰 몸도 이제 지쳤는지

 

“후아..”하고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내 위에서 내려왔어..

 

 

나도 짓눌려 있던 몸을 조금 일으켜 움직였고..

 

그렇게 둘 다 그 작은 침대 위에서 옆으로 누워서,

한동안 그렇게 누워 있었던 것 같아.

 

 

한참이 지나 내가 그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나 앉아 조금은 힘든 표정으로

내 몸에 남은 격한 흔적들을 하나둘씩 바라보며 손을 대보고 있을 때,

 

내 배 위에 팔을 두르고 누워있던 선생님도 일어나 앉아

은색 안경을 다시 꺼내 쓰고는 내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시작했어.

 

 

그리곤... 나에게 무척이나 미안해했던 것 같아..

 

 

잠시나마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나를 짓누르던

그 격한 순간들을 머릿속에서 다시금 떠올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..

 

 

내 몸과 주변은 선생님의 손에 의해 하나둘 다시 갖추어 졌고

우리 둘은 같이 학교를 빠져나왔어...

 

 

양호실에서의 일은 그렇게 두사람의 기억으로만 남았어.

 

 

 

학교는 다음주부터 다시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갔지.

 

교실에 앉아있던 내 눈엔 선생님이 창 밖에서 다른 반 학생들을

가르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,

 

나를 바라보는 부모님이 나 다른 선생님들의 눈길은 예전과 다름이 없었어.

 

난 아무렇지도 않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음에 안도했고...

 

 

핸드폰같은 별다른 연락 수단이 없던 우리 둘은

몇 달동안 가끔씩 교무실이나 학교 안의 다른 곳에서 만나 밖으로 나가는 일도 있었지...

 

따로 약속을 정해 만나거나 뭔가를 계획해서 만난 일은 없었던 것 같아.

 

 

이제, 그때 일은 그만 얘기하자..

 

 

그 이후로 난 20살이 되었고 대학에 들어오게 됐어.

 

종종 같은 학과의 어린 여자애들이 술을 먹고 섣부르게 자기 감정을

토로하는 모습들에 마주칠 때마다, 난 다소 거부감을 느끼기도 했지.

 

 

그리고 경험없는 여자와 처음 살을 맞대게 됐을 때,

두려움에 위축된 그 애의 멍한 얼굴을 바라볼 때도

 

한편으로는 다시 찾을 수 없는 예전의 무언가에 대한

그리움으로 우울함이 솟아오르기도 했고..

 

 

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것들은, 내가 가슴 한 켠에 안고 살았던

어떤 사람에 대한 아련한 추억에서 기원했고, 절대 지워지지 않을

그 때의 기억들로 인해 더욱 강렬해져왔던 것 같아.

 

 

아무리 깊은 가슴속 심연으로 내리 눌러도 영원히 사그러들지는 않는

그리움... 그 거부할 수 없는 존재란...

 

 

난 언젠가 그런 감정이 다시 내 가슴 속에서 요동치기 시작했을 때,

내 스스로를 다잡아야 했지..

 

그리곤 내 아래에 누워서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

어린 여자 친구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이렇게 중얼거렸어.

 

 

‘너나나나, 서로에게 각자의 마음 속에 잠재한 '그리움'을 대신해줄 수는 없겠지,

 

단지 우린 서로를 바라보며 그 아련한 것들을

 

대신해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건 아닐까..’

 

 

 

<끝>

 

 



Comments

브라보. 추천.
좋은 글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. 적극 추천이요.
감칠 맛 나네요. 결말은 조금 서글프기도. 잘 읽었어용
닥치고 추천.잘봤습니다. Good Luck To You...
맛깔나는 글솜씨에 박슈 ~    ^^      환타지 싸다구 날릴정도로 잼나게 봤음다
그치만  중학생이  첫경험이라는 설정이  빈틈을 보이더군요
첫경험이고  그것도 중학생이면  사정을 빨리 해 버리는게 일반적인데?
난  그랬더랬음
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.~!  그 체육선생님하고이 질펀한 관계를 하면서..혹시 질내 사정을 했나요??
ㅄㅅㄲ 그런 게 뭐가 궁금하냐 그냥 부러우면 부럽다고 ㅎ
글이 맛나게 느껴지기는 처음인데... 그 선생님과의 경험이 글을 더 맛있게 쓰는 감성을 준걸까?
히야... 글솜씨,,, 추천,,, 글쟁이 되도,,, 팬이 많이 생길 듯..
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연통이 아니라 소라요~!! ㅋ굳ㅋ
좋은데?
씨바 글발이 완전 작가수준이네. 포르노그라피가 아니라 한편의 프랑스 영화를 보고난 기분이군
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